선사들에게는 역대급 유리한 시장 열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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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6.09.07 09:50   수정 : 2026.09.07 09:50
미 동안 및 중동 운임 'FEU당 1만달러' 벽 돌파, 4분기 초까지 고운임 지속
여름 아시아 기후변화 여파로 글로벌 항만 정체성 최고조,  화주 불만과는 별개로 정시성 최악




중동 분쟁 장기화와 기상 악화 등 악재가 겹치면서 글로벌 해상 운송 요금이 폭등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해운 공급망이 전례 없는 타격을 입은 가운데, 주요 항만의 혼잡까지 더해져 수출 기업들의 물류비 부담이 최고조에 달했다.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곳은 아시아-중동 항로다. 지정학적 불안정에 성수기 수요, 선박 부족 현상이 맞물리며 중국-중동 노선의 화물 요금이 급등했다. 

최근까지 FEU 컨테이너당 약 7,000달러 선이었던 견적가는 일제히 10,000달러를 넘어섰다. 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항구까지의 현물(Spot) 운임은 이미 10,000달러를 초과했으며, 쿠웨이트와 이라크 등 인근 주요 항만에서도 유사한 폭등세가 관측되고 있다. 사우디 리야드 등 내륙 목적지로 향하는 육상 교통비 역시 동반 상승 중이다. 

이 같은 운임 폭등은 선박 운항 위험 증가와 보험료 상승, 대체 경로 우회에 따른 선박 재배치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최근 MSC 등 일부 글로벌 선사가 수에즈 운하 통항을 부분적으로 재개했으나, 여전한 안전 우려와 운영상 조정 문제로 인해 물류 지연과 고비용 구조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자연재해로 인한 항만 혼잡과 인프라 제약은 공급망 압박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아시아 물류의 중심인 상하이 항구는 지난 여름 잇따른 태풍 활동으로 인해 약 40만 TEU에 달하는 화물이 적체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로 인해 선사들의 수용 능력이 급격히 위축되고 운항 일정의 신뢰도도 크게 떨어졌다. 미국 동부 해안 노선 역시 유사한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8월 아시아-미국 동부 해안 노선의 선박 공급량은 전월 대비 9% 감소하며, 서안 노선(0.4% 감소)에 비해 타격이 훨씬 컸다. 여기에 가뭄으로 인한 수위 저하로 통항 제한을 겪고 있는 파나마 운하의 ‘가뭄 할증료’가 비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9월부터 운하를 통과하는 일일 선박 운항 횟수가 추가로 줄어들 예정이어서, 대기 시간 장기화와 운영 비용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포워더들은 9월 이후 계절적 성수기 수요가 다소 완화되면서 예약량에 따라 운임 상승세가 한 차례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보면서도, 고운임 기조 자체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정학적 위험과 항만 혼잡 등 근본적인 공급 과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MSC를 비롯한 주요 운송업체들은 이미 9월 추가 운임 인상(GRI)을 예고한 상태다. 일부 시장 견적에서는 향후 미주·유럽 등 주요 노선의 운임 역시 FEU당 10,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분쟁, 기상 혼란, 선복량 부족이 맞물려 당분간 글로벌 화물 요금은 높은 변동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업계에서는 이러한 물류 대란이 최소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화주와 포워더들은 보다 선제적이고 신중한 운송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 여름 아시아 주요 항만 정시성 ‘붕괴’

특히 글로벌 공급망의 심장부인 아시아 주요 컨테이너 항만들의 운항 정시성이 지난 7월 일제히 무너지면서 하반기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에 비상이 걸렸다. 태풍 등 기상 악화와 성수기 물동량 폭증이 겹치면서 발생한 이번 마비 사태는 올해 말까지 전 세계 공급망에 심각한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글로벌 항만 혼잡의 진앙지는 중국을 포함한 북아시아 지역이다. 이 지역 항구들은 전 세계 적체 물량의 절반에 가까운 약 220만 TEU를 붙잡아 두고 있다. 기상 악화가 끝난 후 터미널 운항은 재개되었으나, 한꺼번에 몰려든 밀린 화물과 집중된 선박 도착으로 인해 사상 최악의 대기 시간이 연출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항만인 상하이 양산항의 경우 선박 대기 시간이 기존 5일에서 최대 8일까지 늘어났다. 항만 내 지연은 후속 기항지 방문 지연, 공컨테이너 재배치 실패, 선박 반환 일정 붕괴 등으로 이어지며 글로벌 해운망 전체로 혼잡 압력을 전가하고 있다. 

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Sea-Intelligence에 따르면, 아시아 대형 컨테이너 게이트웨이 14개 항만 모두 7월 한 달간 최악의 운영 성적표를 기록했다. 태풍 활동이 과중했던 터미널 적체 현상을 한층 더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 항만인 상하이항의 일정 신뢰성(정시성)은 21.0%로 추락했으며, 닝보항 역시 34.6%로 떨어졌다. 

세계 최대 환적 허브인 싱가포르항마저 43.2%에 그치며 선박 10척 중 6척이 제때 들어오지 못하는 심각한 지연을 겪었다. 월간 기준 가장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 곳은 옌톈항이다. 옌톈항은 한 달 만에 무려 23.5%포인트가 폭락하며 48.3%를 기록했다. 

이어 홍콩항이 20.4%포인트, 닝보항이 20.1%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이러한 광범위한 침체는 물류 마비가 특정 항만의 고립된 병목 현상을 넘어 아시아 전체 공급망의 구조적 문제로 번졌음을 시사한다.

정상화까지 최소 4~6개월, 연말까지 여파 우려

아시아발 물류 정체는 글로벌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씨인텔리전스 조사 결과, 아시아에 종착하는 8개 주요 무역 항로의 정시성은 평균 7.5%포인트 하락했다. 이 항로들은 글로벌 전체 선박 입항량의 39%를 차지하는 핵심 노선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컨테이너선 정시성은 6.1%포인트 하락한 56.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년 1월 이후 가장 급격한 월간 낙폭이다. 일정이 지연된 선박들의 평균 지연 일수는 6.06일에 달했다. 

해운 조사기관 Linerlytica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430만 TEU 이상의 컨테이너선 용량이 정박 대기 중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를 넘어서는 수치다. 

다만 혼잡 용량의 절대적인 수치는 역대 최고치이지만, 해운 업계가 체감하는 충격의 비례적 강도는 과거와 조금 다르다. 현재 묶여 있는 430만 TEU는 전 세계 컨테이너 선대의 12.6% 수준이다. 지난 수년간 글로벌 선사들의 공격적인 선박 발주로 전체 선대 규모(함대)가 크게 확장된 덕분에, 전체 선대의 15.7%가 마비되었던 2022년과 비교하면 상대적인 영향력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Drewry 역시 글로벌 선박의 평균 대기 시간이 2019년 대비 약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경고했다. 현재 전 세계 컨테이너 선단의 6.6%(약 230만 TEU)가 지연으로 인해 묶여 있어, 시장 내 유효 공급 능력이 급격히 축소된 상태다.

Sea-Intelligence는 항만 혼잡도가 이전의 안정적인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최소 4.5개월에서 최대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글로벌 성수기 시즌과 맞물려 선사, 화주, 물류 네트워크 전체가 지속적인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사들이 인도 약속을 이행하는 것과 공급망 긴축에 대응하는 것 사이에서 극심한 변동성을 겪고 있다" 고 분위기를 전했다.




운임 시장 ‘지정학·기후변화’ 이중고, 비수기 없어

또한 컨테이너 해운 시장이 호르무즈 해협의 혼란과 홍해 지역의 안보 위험이라는 이중 그림자 아래 신음 중이다. 소수의 선박만이 통항을 재개했을 뿐, 전 세계적으로 약 400만 TEU에 달하는 선박 수용 능력이 항만에 고정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적체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제한된 가용 선복량, 견고한 수요, 지정학적 불확실성, 운영 비효율성이 맞물려 컨테이너 운송 및 용선(선박 대여) 시장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공급망 붕괴가 장기화되면서 선박을 빌려 쓰는 비용인 용선료가 연일 상승세다.

한 예로 지난 8월 25일, 2006년 건조된 1,740 TEU급 컨테이너선 '조나단 P(Jonathan P)'호는 일일 임대료 26,000달러에 2년 임대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직전 계약 대비 하루 1,000달러 증가한 수치다. 또한 최근 머스크는 예정보다 9개월이나 앞당겨 7척의 피더선(중소형 컨테이너선)을 조기 재용선한 결정은 향후 선박 공급이 더욱 조여질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 중 하나다.

이 같은 선박 부족 사태는 고스란히 컨테이너 운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8월 28일 기준 상하이수출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2.9% 상승한 3,509.53포인트를 기록하며 3,500선을 돌파했다. 
대부분의 주요 무역로에서 운임이 동반 상승한 결과다. 특히 북미 노선의 경우 견조한 수요 기반 속에서 동안과 서안의 운임 양극화가 뚜렷해졌다. 

미국 동안 항로는 파나마 운하의 수위 저하에 따른 통항 제한 여파가 계속되면서 선박 효율 저하와 용량 부족으로 강력한 상승 압력을 받았다.

8월 28일 기준 상하이-미국 서안(USWC) 운임은 FEU당 6,940달러로 2.6% 상승한 반면, 미국 동안(USEC) 운임은 3.6% 오른 10,046달러를 기록하며 결국 1만 달러 고지를 밟았다. 이로 인해 미 동·서안 간 운임 격차는 3,106달러까지 벌어졌다.

반면 최근 급등했던 유럽 및 지중해 무역로의 Spot 시장 운임은 비교적 안정적인 운송 수요 속에서 소폭 하락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8월 28일 기준 상하이에서 유럽 주요 항구까지의 시장 요금(해상 운송 및 추가 요금 포함)은 TEU당 2,716달러로 직전 기간 대비 4.4% 하락했다. 

지중해 주요 항구 노선 운임 역시 TEU당 3,557달러를 기록하며 5.6% 밀렸다. 해운 관계자는 "유럽 노선이 일시적으로 조정세를 보였으나, 미주 동안 노선의 1만 달러 돌파와 전 세계적인 항만 적체 규모를 감안할 때 글로벌 물류비용 부담은 가을철 성수기 진입과 함께 한층 더 무거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8월 28일 기준 상하이발 페르시아만 운임 또한 TEU당 6,139달러를 기록, 전주 대비 7.1% 급등했다. 반면 Drewry가 발표한 8월 27일 기준 세계컨테이너지수(WCI)는 FEU당 4,473달러로 전주 대비 1% 소폭 감소했는데 이는 아시아-유럽 및 미 동안 노선의 운임이 소폭 조정을 받은 데 따른 결과다.

리스크와 리스크와 리스크

드루리는 동서 항로를 오가는 컨테이너 시장이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운영상의 제약이라는 복잡한 난제를 동시에 헤쳐 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부 선사들은 자체 보안 평가를 바탕으로 홍해와 수에즈 운하 통항을 조심스럽게 재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자연재해로 인한 공급망 발목잡기는 여전하다. 

아시아 주요 항만의 심각한 적체 현상이 계속되는 와중에 유럽의 동맥인 라인강의 수위 저하로 내륙 화물 흐름에 혼란이 더해졌다.

여기에 파나마 운하마저 수자원 부족을 이유로 9월부터 일일 통항 선박 수를 추가로 감축할 계획이어서 대기 시간과 물류 비용 상승 압박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드루리 측은 "선사들이 임시 결항(임시 휴항)을 통해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는 만큼, 화주들은 지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조기 예약을 진행하고 리드 타임(운송 소요 시간)을 여유 있게 잡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다른 복리 요인은 파나마 운하의 기후 악재다. 강우량 부족에 따른 가뭄 여파로 네오파나맥스와 파나맥스 수문 모두의 일일 통과 슬롯이 크게 축소됐다. 특히 오는 9월 중순부터는 사전 예약을 확보하지 못한 선박들의 대기 시간이 더욱 길어질 예정이어서, 글로벌 운항 일정의 불안정성은 한층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화주들은 운송 비용 상승이라는 재정적 부담 외에도 선박 지연, 화물 유실 및 손상 위험, 환적 연결 불확실성 등 극심한 운영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이제 단순히 선복 공간을 예약했다고 해서 적기 배송이 보장되는 시기는 지났다"고 말했다.

고액 고정 계약 무용지물…정시성 역대 최악

한편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선복(화물 적재 공간)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자 선사들은 프리미엄 선복 보장 서비스를 재도입하는 추세다. 이 서비스는 화주가 추가 프리미엄 운임을 지불하는 대신, 선박 내 공간을 확실하게 보장받는 상품으로 물류 대란이 극에 달했던 팬데믹 기간에 주로 활성화되었던 방식이다.

Xeneta는 스페이스 확보가 과열된 현재 시장 구조 속에서 이러한 프리미엄 서비스는 화주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지만 한편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현재 글로벌 선사들이 쥐고 있는 시장 주도권은 이전에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공급망 불확실성 속에서 미국 수입업자들은 향후 발생할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해 재고 보충을 서두르고 있다. 한정된 선박 공간을 두고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미 동부 해안 노선의 스페이스 확보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정된 장기 계약 요율을 가진 화주들이 현장에서 밀려나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선사들이 계약 요율보다 훨씬 비싼 고수익 스팟 화물을 우선적으로 선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선사들은 계약 화물 수령을 거부하기 위해 '공간 부족'을 핑계로 대며 화주들을 값비싼 현물 시장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포워더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존 FEU당 2,000달러로 장기 계약을 맺은 화주의 물량이 선사에 의해 거부되고, 10,000달러가 넘는 현물 화물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기존 계약을 맺은 화주들은 자사 화물을 안전하게 인도하기 위해 원치 않는 추가 비용을 이중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선사들의 이 같은 행태에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공급망의 예측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 세계 선박 일정 신뢰도(정시성)는 지난 7월 기준 56.4%까지 추락했다. 이는 약 1년 반 만에 최악의 성적표로, 당분간 뚜렷한 회복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출 기업들이 마주한 환경은 팬데믹 기에 버금갈 정도로 가혹해지고 있다"며 "화주들은 단기적인 운임 하락을 기대하기보다 추가 리드 타임을 충분히 확보하는 보수적인 물류 플랜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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